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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와 깊은 인연…법정 스님과도 오랜 교분 쌓아

기사승인 2020.03.02  11: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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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우초대석
50여 년간 방송·출판 분야에 몸담으며 불교서적 저술
MBC 시사·만평 프로그램 ‘오발탄’ ‘신문고’ 작가활동

삼호출신 윤청광(77) 대한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장은 50여 년간 방송·출판 분야에 몸담아왔다. BBS불교방송 개국과 함께 소설 ‘고승열전’(전 25권) 시리즈가 방송돼 7년여 큰 인기를 끌었다.
‘불교를 알면 평생이 즐겁다’ ‘회색 고무신’ 등 다양한 불교서적을 저술했다. 불교 언론사에 칼럼과 논설을 쓰는 등 불교언론 발전에도 힘써왔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해말 조계종 제31회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윤청광 이사장을 만나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불교계에서 일하신 지 참 오래됐는데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까.

삼호면 용당리 바닷가마을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때부터 신심 돈독한 불자였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사찰을 다녔습니다. 집에서 15리(약 6km) 정도 떨어진 해변가 절벽 위 ‘축성암’이었는데 초등학교 시절 소풍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목포 문태고) 3학년 때, 불교강연을 처음 접하면서 그 인연으로 동국대학교 영문과에 진학을 했습니다. 동국대학교 학보사 1기 기자로 활동하면서 학교 스님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불교적인 학교 분위기 덕분에 불교와 점점 더 가까워졌습니다.

▲대학을 43년 만에 명예 졸업하셨는데 무슨 사연이 있습니까.

3학년 때 동국대 학보사 편집장을 맡았는데, 학교 부조리에 관한 기사를 많이 싣고 있었어요. 특히 5·16군사혁명으로 계엄령이 선포된 후였는데 대학 총장실에 계엄사령관이 권총을 차고 들어와 “데모하는 학생들은 무조건 퇴학을 시켜라. 모조리 총살을 시켜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놨어요. 참다못해 ‘계엄사령관 일행, 공갈 협박차 래교(來校)’라는 제하의 기사를 썼지요.

그런데 신문을 배포하기 직전에 누군가 밀고를 해서 인쇄한 신문은 전부 보일러실에서 불태워졌어요. 이 사건으로 주변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나도 여기저기 끌려가 배후에 대한 신문(訊問)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다 대학 4학년 때 퇴학을 당했습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고 괴로웠지만, ‘원한으로써 원한을 갚는다면(不可怨以怨) 끝내 멈추고 그치게 하는 것이 불가하다(終以得休息)’라는 ‘법구경’의 한 구절이 나를 붙들어 주었습니다. 이후 닥치는대로 불교경전을 읽으며 분하고 억울하고 원통했던 마음을 달랬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법정 스님과도 살아 생전에 인연이 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학보사 편집장 시절, 필화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는데 동국대 인도철학과 서경수 교수께서 잡지 ‘사상계’에 관련 내용을 기고했다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후 대학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분이 법정 스님과 친분이 두터우셨는데, 어느 날 법정 스님과 함께 찾아와 “그때 겁 없는 청년이 바로 이 친구다”고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그게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렇게 법정 스님과 인연이 돼 스님의 수필을 모은 ‘영혼의 모음’을 출간하는데 편집 일을 돕게 됐어요. ‘영혼의 모음’은 법정 스님이 문필가로 데뷔한 첫 작품이었습니다. 그 뒤로 법정 스님께서 “내가 나이가 점점 드는데 밥값은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맑고 향기롭게 사회 활동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화두를 계기로 주변 사람들과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캠페인을 해보자며 욕심 줄이기, 풀 한 포기 가꾸며 살기, 양보하며 살기 등 9가지 덕목을 만들었습니다. 1994년 1월 첫 모임을 갖고, 이름을 ‘맑고 향기롭게’로 명명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본부장을 맡아 17년간 함께 활동하게 됐습니다.

▲법정 스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법정 스님은 정말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스님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같기가 힘든데 스님은 말과 행동과 함께 글(文)까지 세 가지가 모두 일치해요. 스님은 30대에 미리 유언을 썼는데 입적하신 후 그대로 장례를 치르셨어요. 어느 날 일흔이 넘은 스님이 혼자 생활하시는 게 마음에 걸려서 시자 스님을 한 명 두라고 궜했어요.

그게 힘들다면 손상좌라도 곁에 두시라고 했죠. 그때 스님은 ‘인류의 스승이 되겠다고 집안도 버리고, 부모형제도 버리고 산에 들어온 젊은이한테 늙은이 뒤치다꺼리를 시켜서야 되겠느냐. 그건 죄를 짓는 일이라고 하시면서 거절을 하셨죠. 나중에 몇몇 스님을 상좌로 들이시긴 했는데, 상좌 스님들에게 방 청소나 빨래 같은 개인적인 일은 일절 시키지 않으셨어요.

▲지금까지 많은 불교 관련 서적을 출간했습니다. 그중에 불교방송에서 연재한 ‘고승열전’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들었는데요.

MBC 방송국에서 오발탄, 신문고 등 사회고발 프로그램 위주로 방송을 진행했는데, 전두환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부터는 제가 하던 프로그램을 다 없애버렸어요.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 거죠. 당시 ‘법륜’이라는 잡지가 있었는데 그 잡지사로 옮겨갔어요. 잡지사에 가서 고승들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고승열전’을 글로 연재했어요. 나중에 연재물을 묶어 책으로 만들고, 불교방송에서 라디오로 방송도 했습니다. 라디오 방송할 때 청취자들에게 어찌나 인기가 좋았던지 주부들이 주방에 라디오를 들고 가 요리를 하면서 들을 정도였어요. 방송을 놓치면 방송국까지 찾아와 녹음해 가기도 했습니다.

▲BBS 불교방송 TV의 유튜브 콘텐츠인 애니메이션 ‘고승열전ㆍ경허 스님’ 제작에도 참여하는 등 미디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포교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아직도 라디오를 선호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핸드폰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하고 있어요. 이런 추세에 따라 ‘고승열전’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자는 의견이 나와 도와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 고승과 다양한 불교 이야기를 방영할 수 있게 도울 계획입니다.

▲그동안 많은 스님들을 만나고 행적을 글로도 남기셨습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큰스님들의 말씀은 무엇인지요.

스님들 중 많은 분들이 학교를 제대로 나오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지혜가 깊고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조계종 종정을 지낸 고암 스님의 일화를 들려드리자면, 고암 스님은 20살 무렵에 임진강을 건너야 했는데, 배 삯이 모자랐어요. 뱃사공이 삯이 없으면 배에서 내리라고 하자, 젖을 물리고 있던 아낙이 스님의 배삯을 대신 내줬어요. 20살이면 사춘기를 막 지나 참 부끄러움이 많은 시기거든요. 배에서 내려 뿔뿔이 흩어져 길을 가면서 아낙에게 어디 사는 누구며 이름은 어떻게 되는지도 못여쭤 보셨나 봐요. 그걸 그렇게 가슴 아파하시며, 평생을 누군가에게 시주를 하며 사셨어요.

그런 스님들이 우리나라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불교가 망하지 않고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옛날 스님들이 학위는 없었지만, 온몸으로 행하셨어요. 삶을 통해 배운 것을 실천했습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이 절로 이뤄진거죠. 우리도 그분들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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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청광 이사장은?

 영암군 삼호면 용당리 출생(1942년)
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졸업
 (4·19학생데모 참가, 필화사건으로 4년 중퇴)
 MBC <오발탄> <신문고> 전담작가
 MBC <세계 속의 한국인> 집필
 한국방송작가협회 감사
 불교신문 논설위원
 방송위원회 심의위원
 (사)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
 방송위원회 보도교양 심의위원
 (사)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
 저작권 대책위원장
 방송위원회 연예오락 심의위원
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 BBS 불교방송 <고승열전> 집필
 불교 주간신문 <법보신문> 논설위원
 (사)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
 (사)‘맑고 향기롭게’ 본부장 겸 이사(회주 법정스님)
 (재)한국출판연구소 이사장
 (재)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
 (사)한국방송작가협회 저작권 위원장/이사
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부이사장
 현 (재)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장
 현 동국출판사 대표

<저서>
 사회비평집 <으째야 좋을랑고>
 <고승열전> 시리즈 25권
 <불교를 알면 평생이 즐겁다>
 <불경과 성경 왜 이렇게 같을까>
 <큰스님 큰 가르침>
 <회색 고무신> 등 30여 권

 

대담=문배근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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