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재 홍 서호면 몽해리 아천출신 연합뉴스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전 경기대 교수(정치학 박사) 전 KBS제주방송 총국장

‘낭주골 처녀’는 ‘영암 아리랑’과 같은 해인 1972년에 탄생했다. ‘낭주골 처녀’도 ‘영암 아리랑’과 같은 1972년 동시에 음반으로 발표됐던 것이다. 이환의 사장은 당시 영암을 홍보하는 노래가 두 곡 정도 있어야 인기곡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해 ‘낭주골 처녀’ 가사를 내놓았다.

‘낭주골 처녀’는 자신의 아내 전순남이 썼다고 밝혔다. ‘낭주골 처녀’ 가사 내용은 전순남 여사 자신의 20세 처녀시절 당시 서울대학교 학생인 22세 이환의 사장과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이환의 사장은 방학 때 고향인 영암에 내려와 광주고교 동창생이 살고 있는 군서면 월곡리 월산마을을 방문했다가 지금의 전순남 여사와 인연이 되어 사랑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21세인 전순남 여사는 23세의 대학생인 이사장과 겨울방학 때 결혼하기까지 사연이 ‘낭주골 처녀’ 가사가 된 것이다. 서호면 몽해리 아천 총각과 군서면 월곡리 월산 처녀의 순수한 영암 사람들만의 사랑 이야기가 결국 유명한 가요로 꽃피게 되었다. 1970년대는 삼호읍 용당리 선착장에서 나룻배를 타고 목포에 건너가 기차를 타고 서울을 갔다. ‘낭주골 처녀’는 서울에 유학 간 총각을 애타게 기다리는 영암 처녀의 마음을 표현한 당시 시대 상황이 잘 묘사되었다.

‘낭주골 처녀’는 가수 이미자 씨가 33살 때 취입했다. 작곡은 대중가요 거목인 박춘석 작곡가가 맡았다. 박춘석 작곡 30주년 기념 노래에는 이미자의 ‘낭주골 처녀’가 포함되었다. 당시 국내 가요계의 큰 인물인 이미자·박춘석 콤비가 영암을 배경으로 한 ‘낭주골 처녀’ 작품을 만든 것은 의외의 일로 높이 평가되었다. ‘낭주골 처녀’는 ‘영암 아리랑’과 함께 MBC 라디오와 TV방송으로 집중 방송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이환의 사장은 젊은 나이에 어떻게 신문기자에서 고위공무원과 언론사 사장이 되었을까? 이사장은 박정희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 때문이었다. 이사장은 경향신문 정치부장 당시 1964년 9월8일 충남 유성 만년장호텔에서 6인의 언론계 대표와 함께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언론계대표 특별위원장인 이사장은 박대통령이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언론윤리법’ 입법을 앞두고 마지막 언론 기자단 대표와 대화에서 박대통령을 설득했다. 이사장은 일본 특파원 경험을 살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정부가 언론을 지원해주면 우리 언론도 정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강력히 건의했다.

박대통령은 이사장의 건의에 동감하고 이를 받아들여 ‘언론윤리법’ 입법 시행을 보류시켜 당시 38일간의 언론파동을 끝냈다. 이환의 사장은 이 일을 계기로 박정희 대통령의 눈에 띄어 바로 내무부 기획관리실장에 발탁되었다. 이어 1968년 우리나라 최연소 37세의 나이로 전북도지사에 부임했다. 당시 부지사에는 손수익 씨, 내무국장에는 고건 씨였다. 1971년부터 1980년까지 9년간 문화방송·경향신문 사장을 연임했다. 이어 14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부총재 등을 거쳐 현재 백암학원 백제예술대학교 설립자로 있다.

이환의 사장은 올해 89세다. 댁에서 가끔 TV에서 나오는 하춘화 씨의 ‘영암 아리랑’ 노래를 들으면 눈물을 흘리며 고향 영암을 그리워한다. 2년 전 여름에는 가수 남진 씨가 이환의 사장 댁을 방문했다. 남진 씨는 자신의 원래 고향은 영암이라고 말했다. 영암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연말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경영암군향우회 송년 모임에 자주 출연했다고 말했다.

남진 씨는 이사장께서 MBC 사장 시절에 자신을 많이 도와 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건강을 기원했다.  ‘영암 아리랑’과 ‘낭주골 처녀’는 전국 어디에서나 자랑스러운 영암의 노래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 가요계에 영원히 남아 영암을 빛낼 것이다. 이환의 사장의 영암사랑 마음이 더욱 빛나도록 100세 시대 건강의 꿈을 꼭 이루시길 기원드린다. 필자는 이사장의 누나 아들이다. 대학생 때부터 50여 년 동안 곁에서 이사장을 지켜볼 수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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