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대 현 금정면 안기마을生 전 감사원 수석감사관 아크로(행정사·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영암군은 1964년도에 14만 군민이 살았고 본인도 금정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다닐 때 동교, 북교, 남교 중앙교 4개 초등학교가 있었고 중앙교에만 1천200여명의 학생이 있었다.

어느 순간 멜더스의 인구론이 나타나 인구재앙이라고 떠들어 2000년대 초반까지 가족계획사업을 시행하였고 시군 보건소를 감사하면서 살펴보니 가족계획 시술비 예산이 편성되고 있었다. 그 당시 건장한 남성이 예비군훈련을 가면 첫 시간에 ‘아들딸 둘만 낳아 잘 기릅시다 가족계획에 참여하실 분 손드세요’ 하면서 시술 참여를 유도해서 4~5일의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았고 면단위 유지는 6~7남매를 이미 낳았는데도 할당량이라고 해서 중년에 쓸데없는 시술을 받다 잘못되어 ‘아그작’ 걷다가 유명을 달리하신 분도 보았다.

예비군 중대장 등 면 소재지 기관장들은 거의 전부 국가시책인 시술에 동참하였고 중앙 부처에서는 ‘자녀 셋 이상이면 승진을 제한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팽배해 있었다.

그런데 지난 3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0.88명으로 세계 최하위에 있고, 이웃 일본은 우리나라 보다 합계출산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아베가 ‘국난’이라고 규정하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1.8명 정책목표를 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참으로 세상이 예측 불가능하게 변화되고 있고 그 당시 시험볼 때 정답이었던 멜더스 인구론은 반세기도 안되어 형편없는 오답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우리 영암군은 ‘소멸위험 진입단계’에 있고 이 단계는 극적인 전환의 계기가 없다면 30년 내 사라질 위험성이 크다고 한다. 초등학교를 보자. 삼호읍에 있는 용당초, 대불초, 삼호서초, 삼호중앙초, 영암읍에 있는 영암초 면단위 신북초를 제외한 덕진초, 금정초 시종초, 도포초, 구림초, 학산초, 독천초, 미암초, 서창초 등 8개 면단위 초등학교가 학년당 11명 이하로 심각하고 금정초(28명), 도포초(29명), 미암초(30명), 학산초(33명)는 학년당 3명이 다니고 있다.

중학교를 보면 영암중, 낭주중, 신북중, 삼호중, 삼호서중, 영암여중을 제외한 구림중(24),   금정중(9), 도포중(13), 서호중(8), 미암중(11), 시종중(27)이 학급당 10명 이하이고 서호중  1학년은 0명, 금정중 3학년 1명의 학생이 다닌다. 영암읍, 삼호읍, 신북면을 제외한 8개면은 아이 구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로 머지않아 초·중등학교가 폐교될 위기에 처해있고 대낮에도 소재지가 스산하고 을씨년스러울 정도다.

중앙정부는 저출산 대책비로 152조원을 지출하였다고 숫자놀음이나 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는 출산할 시 현금을 내걸었다. 그런데 아이 하나 낳아 부모가 책임지는 기간은 족히 25년 걸린다. 출산 1천만원, 청년 임대주택 이것으로 25년 뒷바라지 되겠는가? 언 발에 오줌 누기도 안된다.

영암군은 1995년 7월부터 자치단체장 선거를 실시한 후 지방자치시대 25년을 맞이하여 민주적이고 정치 선진화에 기여하였지만 한편으로 영암군은 30년 후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중앙정부의 출산정책은 도시위주로 되어 있어 농촌 영암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아니하고 지자체의 조례 및 규칙 제정권을 활용하여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행정지원으로 ‘학부모 25년 뒷바라지’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가령 농협마트에 학부모 농산물코너, 영암읍 등 5일 장터에 학부모농산물 생산코너 등 학부모 농산물 우선 구매운동 분위기 확산, 3째 이상 자녀 가장에게 특별 인허가, 공직자의 경우 승진가점, 성과급 가족수 단위로 지급(연말정산도 가족 수로 나눈 소득기준 적용), 지방직 공직자 공채시 해당시군 거주자로서 자녀 3명 이상 가족 가산점 부여 등 학부모 가장들이 3~4명의 자녀들을 낳아 25년 동안 뒷바라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특단의 행정적 뒷받침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과거 가족계획사업을 추진하던 것과 비슷하게 하면 된다. 행정법적으로도 규제행정이 아닌 조장행정의 경우 포괄적인 재량이 가능하다.

영암군민도 변화해야 한다. 어느 지방단체장 선거 후담이다. “시골에서는 손이 닳아져 연고를 바를 정도로 주민들과 악수를 해서 이름을 널리 알려야 단체장이 될 수 있다”라고. 악수하는 주민들 중 학부모 가장은 과연 몇 명 정도 될까?

영암읍, 삼호읍, 신북면을 제외한 8개 면에서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악수를 주고받고 이름을 알리는 주민층이 학생없는 연령대가 되다 보니 25년 지자체 선거를 지켜보면 학교를 살릴수 있는 정책은 거의 없는 관심 밖의 일이고 체념하는 수준이다.

영암군 주요 기관단체장,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올해는 3월 개학할 때 8개 면단위 초·중등학교 수업실태를 두루 살펴보시고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업무에 반영하는 등 학교 살리기 운동을 실천에 옮겼으면 합니다.

愚公移山!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 영암군과 사회단체, 공공기관 등이 보다 적극적인 행정과 관심을 보여 마을대문에 고추나 숯을 끼운 사내끼 금줄이 보이고 동네 어귀에서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30년 후에 활기찬 영암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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