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나타난 송가인이 트로트 열풍을 몰고 온 가운데 국내 트로트 역사와 문화를 망라한 ‘한국 트로트가요센터’가 영암읍 회문리 기찬랜드에 문을 열었다. 지난 10월 29일 문을 연 한국 트로트가요센터는 2만7천996㎡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상설 전시관, 하춘화 전시관, 기획 전시실, 공연장, 명예의 전당, 트로트 창작소 등으로 구성됐다. 사업비는 총 105억원이 소요됐다. 이날 개관식에는 하춘화·주현미·설운도·현숙·남일해·박재란·김혜연·박상철·최유나·강진 등 내노라하는 신구 트로트 인기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개관을 축하했다.

전시관에는 1930~2000년대 발표된 트로트 인기곡을 연도별로 정리해 LP·카세트 테이프·CD·동영상 등으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명예의 전당에는 남진·태진아·송대관·박재란·이미자 등 국내 유명가수들의 ‘손바닥 프린팅 동판’ 30여 개가 설치됐다. 창작소는 음악인이 머물며 작사와 작곡을 하는 공간이다. 트로트 가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음악교육을 받고 연습을 통해 음반을 낼 수도 있다. 관람객과 가수들이 어울리는 207석 공연장도 마련됐다.

초대 명예센터장은 국민가수 하춘화가 맡았다. 이번 센터의 설립은 작고한 하춘화의 아버지 하종오씨가 60년 가까이 딸의 가수 활동을 통해 모은, 한국 전통가요 연구의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영암군에 기증하면서 출발했다. 고인은 학산면 계천마을 출신이다.

영암군은 기성 가수의 작사·작곡 등 창작활동 지원과 신인가수 등용문·교육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전동평 군수는 개관식에서 음악인의 창작활동을 돕는 것은 물론 대극장을 갖춰 전통가요의 산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트로트 경연대회 ‘영암아리랑 가요제’를 해마다 열고, 상설 교육기관 ‘전통가요 아카데미’를 추가로 짓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5년 전 전국 최초로 155억원을 들여 조성한 가야금산조기념관에서 보듯 건물만 덩그러니 지어놓고 지금까지 활용도 제대로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마침, 대한민국이 트로트에 열풍에 빠졌다. 요즘 ‘대세’ 송가인의 활약 때문이다. 이번 한국 트로트가요센터 개관을 계기로 바로 인접한 가야금산조기념관이 함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문화공연장으로 거듭나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는 매개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영암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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