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 등 도내 1천392톤 산지폐기 나서
농식품부, 전국 1만9천톤 시장격리 조치

가을배추 값이 폭락하면서 재배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가을배추 남은 물량이 8만1천t에 달해 평년 6만3천t보다 1만8천t 많고, 날씨가 좋아 월동배추 생산량도 평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지폐기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배추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배추 1만9천t을 시장에서 격리 조치했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이달 10일까지 해남과 영암 등에서 가을배추 15.5ha, 1천392t을 폐기하기로 했다. 해당 농가에는 3.3㎡당 4천740원을 보전한다.

영암지역에서도 지난 9일 신북 모산리 류모(58)씨의 배추 밭에서 트랙터로 배추를 갈아엎는 작업이 진행됐다.

류씨의 올해 1만㎡의 밭에 배추를 심었으나 특상품 배추 3포기가 들어있는 한 망에 1천600원밖에 받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정부의 시장격리 조치에 동참해 산지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한 달 전 배추 9천 포기를 출하한 이웃 농가의 경우 인건비와 운송비 등 들어간 비용을 빼고 남은 수익은 고사하고 1만5천원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 산지폐기를 하게 된다는 류씨는 “중국산 배추와 김치가 들어오면서 배추 산지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먹고는 살아야 해서 농사를 지었는데 또다시 폐기를 하게 돼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

류씨는 이어 “정부의 산지폐기 정책은 애써 농사를 지은 농민들만 허탈하게 할 뿐”이라며 “정부가 농민들의 현실을 반영해 파종부터 계획을 세우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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