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문화관광지도가 바뀌고 있다. 21세기 세계화시대를 맞이하여 영암의 에너지가 역동하고 있다. 한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은 그곳의 정체성일 뿐만 아니라 경제와 운명을 열어가는 열쇠이다. 

일본에는 왕인박사의 업적을 돌아볼 수 있는 자취가 곳곳에 있다. 최근 간자키시에 왕인박사현창공원이 개장됨으로써 일본 열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사가현-오사카부-도쿄도) 왕인박사 문화관광벨트가 조성되었다. 영암문화관광의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일본 사가현의 간자키시(神埼市)는 왕인박사현창공원을 완공하고 개원식을 가졌다. 왕인천만궁(王仁天滿宮)이 있는 간자키시는 2008년부터 영암의 왕인문화축제에 참여하면서 영암군과 교류하며 야요이시대의 고대유적지 요시노가리와 함께 한일간의 고대문화 관광거점을 구상하며 10년간 공을 들여 왕인박사현창공원 개원을 준비했다.

기념식에 이어 백제문 제막, 천자문비 제막, 왕인박사 가장행렬, 천자문, 논어 증정 등의 순으로 진행된 개원식에는 사가현 후쿠시마 요시히코 부지사,  마츠모토 시장, 이영조 부총영사, 전동평 영암군수, 조정기 영암군의회 의장, 전석홍 왕인박사현창협회 회장과 영암군 축하사절단, 지역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간자키시의 미래를 꿈꾸며 오랫동안 준비해 온 왕인박사현창공원 개원식은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왕인천만궁(王仁天滿宮)이라는 오래된 기념비 하나와 이를 간과하지 않은 자치단체가 이처럼 훌륭한 관광지를 탄생시켰다.

왕인박사기념비와 왕인박사청동비

지난 2016년 10월 12일, 일본의 수도에서는 가슴 벅찬 행사가 열렸다. 한일문화친선협회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도쿄의 중심에 있는 우에노공원의 왕인박사 기념비 곁에 왕인박사 청동비를 건립했다. 우에노공원에 세워진 왕인박사의 청동비 초상화 아래에는 ‘왕인박사는 4세기말 대한민국 전라남도 영암에서 탄생하셨다. 일본국 응신천황의 초청을 받아 논어와 천자문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황태자의 스승이 되어 충신효례를 가르치셨으며, 일본에 아스카문화를 꽃피우게 한 학자로서 공자에 비유되는 성인으로 추앙 받으셨다.’고 일본어와 한국어로 새겨져 있다.

또한 일본 히라카타시에는 왕인박사의 묘가 있다. 오사카부에서는 왕인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38년에 왕인박사묘를 사적으로 지정했고, 1984년부터 매년 11월 3일에 왕인박사 묘전제를 지내고 있다. 영암군과 히라카타시는 2008년부터 우호제휴도시를 맺고 상호방문하며 왕인박사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난파진가 시비

그리고 오사카의 한인타운에 있는 미유키모리(御幸森) 신사에는 재일동포와 일본인들로 구성된 ‘왕인박사 노래비건립위원회’가 지난 2009년 31일에 세운 기념비가 있다. 이 비석에는 왕인 박사가 일본 16대 왕인 닌토쿠(仁德)의 즉위를 축하하며 지은 것으로 알려진 ‘난파진가(難彼津歌)’ 시비가 새겨져 있다.

왕인박사는 경계를 넘어 활동한 글로벌 리더이다. 왕인박사의 업적과 정신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왕인문화축제 주제가로 사용되었던 ‘왕인찬가’에 잘 담겨 있다.

 ‘월출산 성기동 달빛도 곱구나. / 왕인의 발자취 곳곳에 남아 / 님 떠난 상대포엔 그리움만 일렁이네. / 어둠의 바다를 뚫고 난파진에 이르러 / 학문과 지혜로 새 길 여시니 / 성인의 가르침 따라 우리가 희망을 보네. / 영암에서 아스카로 아스카에서 영암으로 / 소통과 상생의 기운 뜨겁게 솟아올라 / 박사왕인의 숭고한 정신 기운을 타고 /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 넘칠 때까지 / 대동세상 열어 가세. 새 역사를 일으키세. / 영암에서 아스카로 아스카에서 영암으로 /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 넘칠 때까지 / 박사왕인의 숭고한 정신 길이 나누리.’


왕인박사현창공원 개원

왕인박사가 일본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일본이 한일 간의 그치지 않는 갈등 속에서 왕인의 자취를 지우지 않고 선양하고 있는 이유이다. 

우리 또한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자취가 중복되는 것에 대한 갈등을 그쳐야 한다. 오히려 중복의 풍성함에 대해 설명하고 영암의 왕인박사를 홍보할 때 일본에 확장되고 있는 왕인박사의 현장을 함께 소개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을 찾는 한국의 여행사들과 수학여행단이 한류의 뿌리가 되는 왕인박사 유적지를 돌아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래야 왕인박사의 본향인 영암의 문화관광이 세계화된다. 

마지막으로 영암의 지명유래지에 나타난 세계최대의 큰바위얼굴을 함께 활용했으면 한다. 왕인박사현창공원 개원행사 일정을 마치고 떠나면서 간자키 시장님에게 군에서 발간한 ‘월출산과 큰바위얼굴’ 책자를 전했는데 굳이 단상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 영암의 큰바위얼굴을 보고 왜 그렇게 감동을 하는지 가슴이 뜨거웠다.  

연구자료에 의하면 우리 영암도 30년 후 인구소멸지역이다. 여러 사람들이 삶을 버거워하고 있다. 불평하고 좌절하면 길이 안 보인다. 그러나 꿈꾸는 자에게는 없던 길도 보인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영암은 세계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천혜의 보물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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