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는 알고 있다
시대가 짐 지운 운명
거절 않고
분노의 불덩어리 품은 채
봉화산 바위덩이
온 몸으로 때려
의로운 존엄
지켜낸 남자를

부엉이는 알고 있다
밤하늘 별을 바라보던
밀집 모자
자전거 타던 순수성
이념의 강물 앞에
결연하여
가장 높은 곳으로
올랐던 사람을

부엉이는 알고 있다
온갖 의혹과 정황으로
님을 마지막 길로
내몰았던 자들의 말로
더 큰 비극 치를 것임을

부엉이는 알고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 떠났지만
바르고 당당하게
살다 가신 뜻
우리들 소박한
발걸음 지켜주니
그 뜻 역사위에
영원히 빛날 것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시집<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수록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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