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절벽…고용인원 27.5% 직장 잃어
조선업 침체에 허덕이는 대불국가산단
음식점·원룸촌 등 썰렁…지역경기 ‘휘청’

썰렁한 원룸촌 근로자들이 속속 떠난 대불산단 주거단지 원룸촌은 보증금 없이 월 임대료가 30% 이상 내렸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골목마다 썰렁하다.

지난해 삼호 대불국가산단에서 전체 고용인원의 27.5%인 1천800명이 직장을 잃고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통계청에 따르면 삼호의 대불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1년 사이에 전체 고용인원의 27.5%가 대불산단을 떠났다. 지난해 말 대불산단(외국인투자지역 포함) 고용인원은 4천742명으로, 2016년 말(6천542명)대비 27.5%인 1천800명이 줄었다. 이들은 대부분은 경기도 평택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70%가 조선업 관련 업체인 대불산단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절벽으로 인해 인력감축을 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삼호중공업은 2007년 70척(75억 달러), 2013년 66척(55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14년 31척(27억 달러), 2015년 51척(45억 달러)을 기록한 뒤 2016년에는 고작 8척(6억 달러)에 그쳤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이 같은 수주 실적 부진은 대불산단 협력업체에 도미노처럼 무게를 더해지면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휘몰아쳤다.

그나마 올 들어 세계 선박 수주량이 다소 늘어 침체에 빠졌던 전남지역 조선 수주량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주된 선박을 작업 현장에서 건조하려면 설계를 비롯해 1~2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대불산단의 철강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25% 관세 부과를 앞두고 대미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세일가스·송유관 등 강관을 수출하는 휴스틸 대불공장은 생산량을 50% 줄였다. 고용안정자금 등을 지원받아 고용 유지에 나섰지만 살얼음판을 걷기는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이 속속 떠난 대불산단 인근 삼호지역 경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썰렁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문을 닫는 음식점이 줄을 잇고, 장사를 하고 있는 음식점들도 현상유지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대불주거단지의 원룸촌도 건물마다 50%이상 공실을 기록하면서 보증금 없이 월 임대료가 30%이상 내렸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이에 따라 원룸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빈 상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이처럼 전남서부권 경제의 75%를 차지하는 대불산단이 휘청이면서 영암군 재정도 직격탄을 맞아 지방세 수입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한편 전남도는 올해도 조선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지원대책을 중소조선·해양기업 육성사업 등 기술개발에 154억원을 지원하고 고용유지를 위해 오는 6월 종료되는 조선업 특별 고용업종 지정기한을 2019년까지 연장토록 정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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