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죽정마을 한우판매점 공사중지 ‘꼴불견’
4년째 건물방치로 제2 월곡아파트 우려
영암관광 이미지 훼손…강제철거 못해 골치

3년째 중단된 건물 군서면 죽정마을에서 도갑사로 가는 길목에 한우판매장을 짓기 위해 세워진 철제 구조물이 4년째 공사가 중단된 채 볼썽사납게 흉물로 방치돼 있다. 이곳은 4월이면 벚꽃터널로 장관을 이뤄 관관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한우판매 사업자가 군서면 죽정마을 국장생(전라남도 민속문화재 제18호) 인근에 세운 건물이 수년 째 방치돼 도갑사와 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십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군서 월곡아파트에 이어 두 번째 흉물이 유서 깊은 천년고찰 도갑사와 왕인박사유적지 인근에 또다시 등장, 영암관광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마을경관을 크게 헤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건물은 답(밭)지로 분류된 500여평을 입지로 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 근처의 국장생과 관련, 문화재 심의를 거쳐 당초 2층건물에서 1층으로 설계를 변경해 개발행위를 허가받았지만 철제 구조물까지 설치한 상태에서 3년여 째 공사가 중지돼 있다.
허가 당시 건축주는 광주 소재 농업법인회사 대표였으며 업체는 현재 폐업된 상태이다.
건축주 C씨는 전화통화에서 “한우타운을 목표로 건물 7칸에 대해 분양하고 1칸은 발골실로 증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증축 허가가 나지 않아 6개월여를 아무것도 못하고 보내버리고 지금까지 왔다.
속히 마무리 지어야겠지만 기존에 건축비가 2억 들었고 다시 3억을 들여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부담과 함께 한우판매 사업에 대한 확신을 못하겠다”면서도 “어쨌든 심사숙고해서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 A씨는 “도갑사를 찾거나, 식사와 여유를 즐기기 위해 이 마을 식당과 커피점 등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데 건물이 수년째 방치돼 있어 흉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축주가 업종변경을 통해서라도 정상화를 시키거나 여유가 없다면 다시 밭으로 원상복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이곳은 경치가 좋아 식당이나 휴양시설은 모르겠지만 한우판매점은 좀 생뚱맞다고 생각했는데 급기야 공사가 중지됐다”면서 “일반인의 사업을 군에서 왈가왈부할 순 없겠지만 월출산과 도갑사가 지척이므로 허가를 내줄 때 관광차원에서 세심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암군 관계자는 “건축주가 재정적 상황이 좋지 않아 보여 사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방치할 것인가를 두고 지켜보고 있지만 사유재산이라 처리를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1년 국립공원월출산을 막아서며 군서 월곡아파트가 건축되다가 2005년 공사가 중단된 지 올해로 12년째가 되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구조물들이 노후화되면서 영암의 대표적인 흉물로 전락했다.
주민 D씨는 “영암군의 인허가 업무와 제도적 변화가 없다면 또 다시 건물을 짓다가 마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란 법이 없다”면서 “개발과 건축에 관계되는 사항은 재무 및 신뢰도에 대한 평가 기준을 세우고 이에 맞는 사업자가 아니면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이 빈 건물을 양산하는 것을 막는 길이다. 또한 민간사업이라 할지라도 사업진행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사업자가 사업지를 원상복구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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