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바둑박물관 최종 용역 보고회
부지면적 1만9천㎡ 규모…178억원 소요
바둑 동호인 감소, 유물 확보 등 난제

영암에 국내 최초의 국립바둑박물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최종 용역 보고회가 열렸다.
전남도는 24일 오후 도청 서재필실에서 이낙연 도지사와 각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인 바둑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한국바둑 역사 등 개요와 함께 환경분석, 기본구상 및 운영계획, 운영 활성화 방안, 건축 구상안, 경제적 타당성 등에 대한 논의로 관심을 모았다.

◆건립 개요와 의미

바둑박물관은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추진된 이후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추진됐다.

특히 호남지역은 역사적으로 바둑이 최초로 기술된 사건인 개로왕과 도림 이야기의 배경지역일 뿐만 아니라 한국 바둑의 발흥과 부흥을 이끌어 낸 조남철과 김인, 이창호, 이세돌 등 유명 국수들의 고향으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바둑 박물관은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남도문예 르네상스의 거점시설로 지역 문화유산인 바둑의 가치를 다시한번 재조명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을 도입해 바둑을 가치를 재해석·재창조, 미래사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둑박물관은 영암읍 회문리 일대 1만9천500㎡ 규모로 178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바둑박물관이 들어설 이곳은 호남고속철도 이용 시 나주역과 목포역에서 30~40분대 도달이 가능하고 영암버스터미널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하다.

더욱이 이곳은 기찬랜드와 가야금산조기념관이 주변에 있고 현재 조훈현 국수 기념관과 함께 한국트로트 가요센터가 동시에 추진돼 동반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남도는 바둑박물관을 한국 바둑계를 대표하는 최초의 공공박물관으로 건립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전시관과 교육·체험관, 일부 과학관 성격을 지닌 복합적 전시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바둑판 등 바둑도구와 기보를 비롯한 바둑관련 고서적, 국수 육성테이프 등 원본기록과 실물자료, 시청각자료, 생활사자료, 인쇄자료 등을 총망라해 바둑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시도민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참여 가능한 열린 문화공간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바둑박물관은 바둑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박물관의 건립 선례가 없는데다 바둑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해 관광자원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드러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최근 바둑 동호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바둑유물을 얼마나 많이 확보해 박물관으로서 운영 가치를 지닐 것인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향후 추진 계획

전남도는 바둑박물관 건립을 통해 한국바둑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바둑관련 유물·자료 수집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바둑의 가치에 대한 문화적 연구와 콘텐츠를 함께 개발해 국제 관광객을 유치하고 바둑의 산업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바둑 명인들을 기념하는 명예의 전당과 전시·교육·체험·대회의 융복합 문화공간 등을 함께 조성해 영암을 중심으로 바둑의 고장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전남도는 이날 보고회에서 도출된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해 용역 내용에 추가로 반영할 계획이다.

또 국립박물관 건립을 목표로 바둑진흥을 위해 국내외 각종 바둑대회 개최, 바둑관련 학교 및 바둑팀을 육성하는 등 바둑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유물과 전문인력 확보, 국립박물관 중장기 발전계획 반영, 바둑진흥법 제정 지원활동도 적극 전개할 방침이다.

특히 올 하반기께 문화체육관광부에 박물관 사전평가를 신청하는 등 국립박물관으로서 추진 당위성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바둑진흥법안이 새정부 이후 본격 제정돼 바둑에 대한 공적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남도문예 르네상스의 선도사업인 바둑박물관이 건립되면 예향 전남으로서의 명성을 다시 찾고 ‘한국바둑의 성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며 “바둑박물관이 지역의 명소로 건립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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