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 호 ·군서면 신덕정 출생 ·(주)안익스플랜 대표 ·본사 수도권 지역기자
거리를 나서면 가을이 깊어감을 깊게 느끼게 된다. 어느덧, 낙엽이 보도블럭을 빈틈없이 덮어버리며, 한발 한발 내딛는 발자국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는 더욱 커져만 간다. 낙엽이 바람에 뒹굴며 내는 소리와 함께 낙엽을 밟는 소리는 끊일줄 모른다. 낙엽이 지는 것을 보고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여러가지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쓸쓸함으로, 어떤 사람은 즐거움으로, 어떤 사람은 시상을 떠올리며, 어떤 사람은 고향 생각에 젖기도 할 것이다.

거리의 낙엽이 소슬바람에 뒹굴며 낸 소리는 그저 바람을 맞아 바닥을 스쳐내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고 본다. 뒹구는 낙엽에서 나는 소리에도 여러 감정을 드러내게 하는 자연의 깊은 철학이 담겨져 있지 않나싶다. 새싹이 돋아난 일부터 단풍이 들고 잎이 지는 일까지 우리는 사시사철 변화하는 걸 보고 여러모로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덩달아 감정을 달리한다.

새싹이 돋은 봄엔 생기를 솟아나게 하고, 푸르름이 짙은 여름엔 생동을 더욱 분출하게 하며, 단풍이 물든 가을엔 풍성함에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고,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엔 따스한 사랑과 정이 간절해지는 계절마다 각기 다르게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이다.

사시사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을 보고 우리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를지라도 다양하게 변화하며 해마다 우리에게 자연을 선사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아니 가질 수가 없다. 이 가을 끝자락에 서서 난 다양하게 변화며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주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먼저 감사하고, 한해 내내 허리를 펼 날이 별로 없었던 고향 땅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에게 자연의 신비만큼 경의를 표한다.

또 마치 북장단을 치는 양 밤낮으로 신나는 기계소리를 월출산 계곡마다 깊이 메아리치게 하는 근로자들에게 격려와 함께 사랑의 미소를 띄우고 싶다. 그리고 영암고을을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잘 살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영암의 희망찬 미래를 그려가는 행정 관계자들과 각자 일선에서 뛰는 여러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의 박수를 친다.

이들 모두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보물 같은 존재들이다. 이 가을 끝자락에 서서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면서 고향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오로지 존경심을 갖는다. 내가 못지킨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결 같이 마음 속 깊은 고마움과 함께 사랑을 전할 뿐이다.

고향을 지키는 당신이 있기에 나 어디가나 그 믿음으로 마음 편하게 일을 볼 수 있고, 또 꿈을 크게 펼치고 희망을 더욱 크게 가져보게 된다. 고향의 정, 장작 불피어 따뜻한 아랫목을 내주며 동치미 국물에 따끈한 고구마를 마련해 주신 고향의 인심이 있어 외롭지가 않다. 마냥 든든하고 행복할 뿐이다. 가을이 깊어갈 때 마음이 왠지 쓸쓸함을 느낄지라도 나를 위해 쉬지 않고 뛰고 또 뛰며 일하고 있다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안부를 전하자.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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